쌀값 45년 만에 최대 하락 폭 전남 대책 마련 간담회

쌀값 80kg 18만 2천136원, 20년 전 가격보다 낮아
2020년 변동직불금 폐지 올해부터 시장격리제도 시행 중
넘치는 쌀 재고량 올해 쌀 가격에도 영향 미칠 듯

정일관 승인 2022.06.27 20:46 | 최종 수정 2023.03.08 14:11 의견 0
2022년 6월 27일 쌀 20kg 검색화면 / 네이버

전남도가 지난 23일 쌀값 하락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쌀 분야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산지 쌀값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으로 6월 15일 현재 산지 쌀값은 80kg당 18만 2천136원으로 전년 수확기 평균(21만 4천138원)보다 14.9% 떨어졌으며 이는 쌀값 데이터 축적 이후 45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인 동시에 소매가는 20년 전 가격을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 동안 정부는 2회에 걸쳐 2021년산 쌀 27만 톤을 시장 격리했지만, 쌀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4월 말 기준 전국 쌀 재고량은 전년 대비 157%가 증가한 96만 톤으로, 월별 쌀 판매량을 고려하면 올해 수확기 전까지 재고가 남아 올해 가격에도 영양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가격하락의 원인으로 시장격리제도에 따른 수매가가 낮고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농민들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될지 확신이 없게 만들면서 시장격리곡 경매에 참여가 저조해지고 그로 인해 시장에 그만큼 많은 쌀이 풀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002년 이후 쌀값이 38%가 올라 20kg 소매가 6만9800원 선이었으며 이 당시 비싼 쌀값으로 인해 음식점에서 공깃밥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일부 있었으나 이내 사그라들었던 상황이다.

당시에는 폭우와 기상이변이 겹쳐 쌀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변동직불금 폐지에 따라 시장격리제도가 생긴 만큼 그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며 “지난해 농협이 전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매입해 여전히 재고가 남은 만큼 단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시장격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으로 박광은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장은 “매년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시장격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9월에 시장격리 여부를 결정하고 공공비축미 수매와 동시에 시장격리곡 수매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귀현 농협전남본부 양곡자재단장은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농협의 수매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3차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며 “궁극적인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논 타 작물 재배사업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이라는 각기 다른 목적의 비축미를 운용할 게 아니라 총괄적으로 조정해서 가격을 안정 시키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가격이 올랐을 때는 공깃밥 가격을 올리자고 했다가 떨어지니 세금으로 시장격리를 시키자는 의견들에 대해 국민들은 납득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 A 씨는"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과 농업인을 위한 부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부처로 농업을 가격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민간에서 들고 가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 이라며 "문제는 농업인들끼리 의견이 단합이 되지 않는 이유가 쌀값 적정선에 대해서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또한 "쉽게 보자면 쌀과 고구마 같은 식량 작물들은 원칙적으로 미국의 농업법처럼 적정가격을 2년마다 제안해줘서 가격 저지선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은데 일부러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농업인은 욕심 때문에 정부는 FTA와 각종 협의 대상이라는 점이 족쇄가 되고 있다며 자조금을 통한 민간차원의 가격 저지선 설정과 이를 부처에서 정책과 지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 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본격적인 인구감소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향후 소비량은 더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며 지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농업인과 관계부처 모두 아주 힘든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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