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탐사 쇄빙선 아라온호 195일 항해 후 귀국

남극 빙붕 해저 탐사 통해 지구온난화 영향 확인
퉁가 수중 화산폭발 현장 탐사 통해 생태 복원력 확인

정일관 승인 2022.05.03 14:57 의견 0
아라온 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195일간의 남극 항해를 마치고 지난 3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남극에서 지구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알려진 서남극해 스웨이츠 빙붕(남극 대륙 위 빙하와 이어진 채 바다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덩어리로, 빙하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막는 역할) 아래의 바다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서남극해는 남극 밖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물이 빙붕 아래로 흘러들어와 빙붕 하부를 녹이면서 빙붕 붕괴를 가속하고 있는 지역으로 탐사가 시급하지만, 그 동안 바다 위 얼음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헬기로 주요 관측지점을 탐사하거나 물범에 관측 장비를 부착하는 방법을 활용해 관측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에서 펭귄과 물범을 비롯한 주요 해양 생물들의 생태를 조사했으며 크릴이나 물고기를 먹는 남극 해양생태계의 상위포식자로, 이번 조사 결과는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지구를 순환하는 바닷물은 극지방에서 탄소를 머금고 가라앉는데, 극지 바다가 따뜻해지면 이 같은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서남극해의 해수를 통해 탄소 순환 과정을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서남극해에서 해수도 채집하여 탄소 저장 능력을 분석하는 등의 업무도 수행했다.

아라온호 탐사 모습

더불어 아라온호는 귀항 길에 지난 1월 15일에 폭발한 통가 왕국의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Hunga Tonga-Hunga Ha’apai) 화산폭발 현장 탐사를 진행했다.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박숭현 박사 연구팀 ‘K-HEART(Korean Hunga Eruption Araon Research Team)’는 폭발 80일 만인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간 현장 탐사를 수행했으며, 대형 조사선과 탐사대가 통가 화산폭발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우리나라 연구팀이 처음이다.

<수중드론으로 확인한 생명체 (빨간 화살표), 갯지렁이류로 추정>

연구팀은 이번 탐사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났던 훙가 화산체의 지형도 확보에 성공했다. 훙가 화산체는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통로와 화산분출물로 구성되어 있어, 화산체 지형도 확보는 화산폭발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현장 조사가 화산폭발의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발 전 150m였던 퉁가 화산체 중앙부의 수심은 이번 탐사에서 820m로 확인 이는 여의도의 약 2.5배 크기, 깊이 약 700m의 구멍이 패인 것으로 820m는 지구의 해저화산 화산체 중앙부 수심으로는 가장 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화산폭발로 붕괴한 지형 가장자리에 수중드론을 보내 일부 생물들의 모습도 확인했는데, 이는 화산폭발 이후 나타나는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별다른 사항이 없다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광양항으로 이동하여 7월 중순까지 정박하면서 다음 북극해 탐사 업무를 위한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온호는 2009. 11. 2일 준공된 7,507t의 배수량을 지닌 쇄빙선으로 길이 111m 폭 19m 깊이 9.9m의 선체에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전기추진 방식(Azimuth)을 사용하며 1m 두께의 다년빙을 3노트로 연속쇄빙 할 수 있으며 평시에는 경제속도 12노트 최대속도 16노트로 항해가 가능하다.

60일 무보급 항해로 17,000마일을 이동할 수 있으며 총 85명(승무원 27명 + 연구원 58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으며 북극해 (척치해, 베링해, 보퍼트해 등) 결빙해역 연구, 남극해 (로스해, 아문센해, 중앙해령, 웨델해 등) 결빙해역 연구, 남극 2개 기지(장보고과학기지, 세종과학기지) 보급 지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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